재단 비리로 1년 이상 학내 분규를 겪었던 동덕여대가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동덕여대 학보사는 지난 10일자 제358호 학보를 제호없이 발간했다. 학교예산이 아니라 자기들이 모금한 돈으로 인쇄를 했다. 학교측에서 학보 주간교수를 보직해임하고 기사를 사전검열하는 등 편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동덕여대 손봉호 총장은 지난달 30일 이 학교 하일지(문예창작 전공) 교수에게 주간교수직 해임을 통보했다. 학교측은 ▲수습기자 임명 때 총장의 허락을 받지 않았고 ▲광고대행사와 계약을 한 뒤 이를 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았으며 ▲학보에 게재된 여론조사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 등을 해임 이유로 들었다.
하 교수는 이에 대해 “수습기자 선발이나 광고대행사 관련 문제는 핑계일 뿐”이라면서 “지난달 26일 발행된 제357호 학보의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자 편집권 통제를 위해 해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357호에는 ‘손봉호 총장 학교운영 F학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손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학내 교수 90여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 기사는 교수들의 50%가 손 총장의 학교운영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동덕여대는 2003년 7월 전 이사장의 회계 부당집행 등 재단비리가 밝혀지면서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수업을 거부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이후 지난해 9월 손 총장이 현 이사장과 함께 취임하면서 표면적인 분규는 일단락됐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10-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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