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아저씨된 ‘노찾사’ “아직 쌩쌩해요”

아줌마·아저씨된 ‘노찾사’ “아직 쌩쌩해요”

이영표 기자
입력 2005-09-30 00:00
수정 200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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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두번이나 변했건만 그들의 노래 찾기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 25일 저녁 7시 서울 상도동의 한 교회. 샐러리맨, 가정주부 등 30∼40대 아저씨·아줌마 10여명이 피아노 앞에 도란도란 모여 입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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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80년대 청춘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봤을 낯익은 노래들을 열창하는 이들은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 지난 84년 김민기와 대학노래패 출신들이 모여 탄생한 단체로 고 김광석, 안치환, 권진원 등의 요람이다.‘사계’,‘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광야에서’ 등 노래들을 집회·시위 현장을 넘어 TV와 노래방으로, 민중 가수의 구성진 음성에서 신세대 래퍼의 칼칼한 목소리로 진화시키며 세대간의 교감을 이뤄낸 주역들이다.

올해로 스물한 살. 노찾사는 새달 8일 오후 6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릴 ‘노찾사 20주년 콘서트’(02-3141-4751)를 통해 또 다른 노래 찾기 작업에 나선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노찾사는 다시 세상속으로 나와 활동을 재개한다. 과연 그들은 왜 다시 노래를 찾아 나섰으며, 또 어떤 노래를 찾고 있는 것일까.

“노찾사의 ‘과업’이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잠자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우리네 사회에는 우려할 만한 부분이 많죠.”(한동헌·46·노찾사 대표)“양상만 달라졌을 뿐이에요. 노인, 장애인, 가난한 이웃 등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싶어요.”(조성태·벤처사업)

연습에 몰두하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젊은 시절의 풋풋함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온기를 유지하며 땀방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이젠 삶에서 조금은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조망하며 부르게 되더라고요.20대 후반에 목에 핏발을 세워 가며 노래 부르던 모습을 보고 싶어 오시는 분들은 조금 실망할지 모르겠어요.(웃음)”(문진오·가수)

이번 공연에서 노찾사 멤버들은 민중가요 등 모두 26곡을 부른다. 눈에 띄는 코너는 노찾사 회원들의 아들과 딸 5∼6명으로 구성된 ‘노찾사 2세’들의 무대. 세월의 변화를 상징하기 위해 마련했다. 노찾사 1집의 ‘바람 씽씽’을 부를 예정이다. 그러면 앞으로 노찾사는 어떻게 변해갈까. 신지아(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강사)씨 등 멤버들은 “젊어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세대간을 잇기 위해 문호를 더 열고 후배 멤버들을 많이 양성하려고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 시대에 맞는 ‘젊은’ 노래를 창작해내는 것이겠죠. 저희들의 노래를 찾는 작업은 영원히 계속돼야 하니까요.”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5-09-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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