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업도시 이대론 못한다”

재계 “기업도시 이대론 못한다”

입력 2004-11-19 00:00
수정 2004-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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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가 이대로 추진된다면 어느 기업이 나서겠습니까. 투자를 끌어낼 만한 인센티브가 있기나 한지….”(A기업 임원)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최소한 지자체와 협의해서 조정되도록 해야 합니다.”(B기업 임원)

재계가 ‘기업없는 기업도시’를 우려하며, 기업도시 건설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당초의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기업도시 특별법안’에 대한 여당의 미온적인 대처에 강력한 불만을 제기한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일 삼성전자와 LG,SK 등 10여개 대기업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기업도시 회의를 열고 “의원입법안은 기대이하”라며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가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의원입법안이 시민단체들의 반대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기존 정부안보다 더 후퇴한 것으로 평가하고, 기업도시특별법이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끌어낸다는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토지수용권은 협의 매수비율 50% 규정이 지가상승을 초래해 사업시행 초기단계에서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출자총액제한제 예외 규정과 관련, 적용 대상을 기업도시 기반시설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기업도시 건설에 소요되는 전체 금액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이익 환수도 법률로 규정하기보다 기업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기반시설 투자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특히 “근로자들이 지방근무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가 교육 및 의료문제”라면서 관련 각종 규제를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신 영리법인의 교육 및 의료기관의 설립을 허용하되 5년 후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의원입법안 내용은 기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데 시민단체들은 ‘재벌특혜법’ 등 근거없는 주장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어 유감”이라면서 이날 회의에서 나온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와 함께 “기업도시의 원활한 건설을 위해서는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다음주부터 예정된 건설교통위의 법안심사과정에서 기업측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기업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발전 등 기업도시 건설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법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4-11-19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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