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수석 여고3 아파트 추락사/모의고사 앞두고/입시중압감 자살인듯

전체수석 여고3 아파트 추락사/모의고사 앞두고/입시중압감 자살인듯

입력 1994-06-07 00:00
수정 199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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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타살여부도 조사

【춘천=조한종기자】 지방 명문고에서 줄곧 수석을 해온 여고 3년생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하오3시40분쯤 강원도 춘천시후평2동 현대2차아파트 201동 옥상에서 춘천여고3년 박진희양(18·춘천시 주공3단지아파트 311동)이 40m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숨진 박양을 처음 발견한 이 아파트 주민 박찬민씨(20)는 『아파트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 내려가 보니 박양이 책가방을 둘러맨채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양은 고교 재학중 인문계열에서 줄곧 수석을 차지해온 재원으로 서울대 영문학과에 지원할 예정이었다.

박양의 어머니 김혜옥씨(42)는 『현충일인 이날 상오 8시30분부터 강원고교에서 실시되는 서울 종로학원 모의고사에 응시한다며 상오 7시30분쯤 책가방과 점심용 빵과 음료수까지 챙겨들고 집을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험시작을 10분앞둔 이날 8시20분쯤 박양의 학교친구로부터 『박양이 시험장소에 나오지 않았다』는 전화가 왔었고 하오 5시쯤 경찰로부터 사망소식을들었다는 것이다.

박양의 담임 홍옥경교사(여·36·수학담당)는 『박양은 3년동안 인문계열 수석을 줄곧 차지할만큼 수재로 최근 전국규모 모의시험에서도 성적이 상승세를 보여왔고 자율학습시간에는 친구들을 위해 스스로 문제풀이를 자청해 해주는등 평소 명랑해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공무원인 박용선씨(48·강원도공무원교육원 주사)의 둘째딸인 박양은 과외공부는 물론이고 독서실도 이용하지 않은채 매일 담임선생님과 함께 차로 등교한뒤 밤 11시쯤 집으로 곧장 돌아오는 모범학생이었다.

박양은 출판사에 근무하는 언니 준영씨(21)와 함께 집안의 막내로 항상 귀여움을 독차지해 왔다.

경찰은 숨진 박양의 몸에 상처등 폭행당한 흔적이 전혀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대학입시를 앞두고 성적에 대한 중압감으로 자살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자살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주변의 불량배들을 상대로 타살여부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를 벌이고 있다.
1994-06-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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