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의 「난국수습」 정치적 조율/국회 3개상위 소집 언저리

현안의 「난국수습」 정치적 조율/국회 3개상위 소집 언저리

김명서 기자 기자
입력 1990-05-04 00:00
수정 1990-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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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경색이 위기상황 초래”공감/여야의 인식달라 처방제시 불투명

국회 노동위와 외무통일위가 4일,문공위가 7일 각각 소집됨으로써 최근의 난국을 풀어 나가기 위한 정치권의 타결책 모색이 본격화 된다.

여야는 이번 상임위 활동을 통해 현대중공업사태와 연관된 노사문제,KBS사태와 언론사노조들의 동조제작거부 움직임,노태우대통령의 방일과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문제 등 현안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이들 문제외에 증시침체와 부동산투기심화,물가앙등 등의 경제현안들은 지난달 중순 소집됐던 재무ㆍ경과ㆍ건설위등 관계상위에서 문제시 삼았던만큼 정부쪽의 대처움직임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것이 여야의 대체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상임위 소집은 현재의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데 대해 여권은 물론 야권도 함께 절감한 데 따른 것임은 물론이다. 위기상황 자체가 정치권 전반의 경색된 분위기와도 연관됐다고 할 수 있으므로 여야가 적어도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는 모양이라도 갖춰야 한다는 본질적인 책임감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최근 일련의 상황들이 자칫하면 사회 전반에 파국을 야기할 만큼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외견상 이번 3개 상임위소집은 평민당의 요규에 민자당이 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그러나 속사정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여권 역시 야권 못지않게 적극성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이는 노동ㆍ외무통일위 소집이 지난 주말 단한차례의 여야총무회담에서 합의를 보았고 문공위 역시 4일 상오의 첫번째 여야간사회의에서 결론이 난 점에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민자당은 현재의 난국이 3당통합이후 더욱 심화됐다는 여론의 질색이 더욱 거세지자 그동안 국회차원의 대책논의 주장에 미온적이었던 태도를 바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여야의 적극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상임위활동에서 뚜렷한 처방전이 나올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지난달의 5개 상임위처럼 여야의원들간의 정치적 공방만 되풀이하다 아무런 결론없이 끝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고 할 수 있다. 여야가 현안에 대한 기본적 인식에서부터 궤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노사분규와 경제상황 악화등 일련의 사태를 별개로 인식해 분야별로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각론적 대응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비해 야권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현 정권의 통치력부족과 3당통합에 따른 여권의 내분,그리고 민주화ㆍ개혁조치의 후퇴때문이라는 총론적 해석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민자당은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가 각기 다른 목소리로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상임위에서도 확고한 대처방안을 도출해 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단 하룻동안 열리는 이번 상임위에서는 현안사태들의 전말과 문제점,부작용들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국회차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는 데서 의미를 찾아야 할것 같다.

노동위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공권력투입과 최근 노조간부들에 대한 집단구속및 수배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야당의원들은 특히 노사분규의 확산이 노동정책 부재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주장하고 노동부장관에 대한 인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사분규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정부가 노사간의 자율적 해결보다는 탄압일변도로 대처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에서도 노사간 타결의 여유가 있었음에도 정부측이 무리해서 공권력을 조기에 투입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노사문제를 다루는 정부측의 입장이 사측에 편향돼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여당의원들은 노동권의 연대파업과 대형노사분규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책을 정부측에 적극 따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원들은 또 상당수 분규현장에는 외부 불순세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아래 외부세력의 차단방안과 실체규명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동위에서는 특히 노조간부들에 대한 형사처벌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무통일위에서는 지난달 30일 한일 외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된 재일한국인후손의 법적지위개선방안이 현실적 관점에서 과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놓고 여야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있을 전망이다. 여야의원들은 일제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는 재일한국인 1,2세들에 대한 근본적인 차별제도가 해소되지 않은 이유와 경위를 따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현실적 타결이 되지 않은 만큼 노대통령의 방일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의원들은 지난 4월 법사ㆍ내무위에서 거론했던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의 방소비사에 대해서도 문제삼을 태세다.

7일의 문공위는 방송사들의 공동제작거부움직임이 소집전에 해결될지의 여부가 상임위 활동의 강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원들은 그러나 그동안 여러차례 공표해왔던 것처럼 KBS에 대한 공권력재투입이 정부측의 언론장악을 위한 폭거라고 주장하면서 최병렬공보처장관과 서기원KBS사장의 퇴진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구속된 KBS노조원 11명에 대한 석방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공위는 특히 권정달씨를 소환해 언론통폐합의 진상을 규명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의원들간에 설전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KBS사태와 관련해 김용갑 전총무처장관을 소환할지 여부도 주목거리다.<김명서기자>
1990-05-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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