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피니언 > 길섶에서

[길섶에서] 나이 한 살/황수정 논설위원
이놈의 몸살은 한 번 들었다 하면 뒤끝이 여간 검질기지 않다. 해가 바뀌어 번다한 일에 기운이 꺾일 때면 엄마는 “나이치레 지독하다” 푸념을 엮고는 했다. 잊었던 엄마의 혼잣말이 오늘따라 귓바… 2018-01-05
[길섶에서] 지하도 교회/최광숙 논설위원
퇴근길에 광화문 지하도의 노숙자를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 엄동설한에 종이 상자로 잠자리를 만들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 깊은 곳까지 싸늘한 한기가 스며든다. 지난해 연말은 좀… 2018-01-04
[길섶에서] 방어회 값/임창용 논설위원
새해 첫날. 마음을 새롭게 다잡을 겸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니 속이 헛헛하다. 모처럼 아이들까지 모였다며 아내가 수산시장에서 생선회를 떠 오란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텅 비었… 2018-01-03
[길섶에서] 떡국/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새해는 세배와 떡국으로 시작하곤 했다. 1985년 음력설인 설날이 공휴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그랬다. 설날이 공휴일로 지정되고, 3일 연휴가 되면서 양력설을 쇠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 새해… 2018-01-02
[길섶에서] 새 달력 앞에서/진경호 논설위원
50㎞ 중반을 넘었습니다. 점점 빨라지네요. 운전 얘기가 아닙니다. 세월 얘깁니다. 20대는 시속 20㎞, 40대는 40㎞, 60대는 60㎞…. 새해 달력을 걸 때면 늘 터져 나오는 말이죠, “참~ 세월 빠르네… 2018-01-01
[길섶에서] 저무는 한 해/손성진 논설주간
한 해가 또 저문다. 휙 지나가 버린 시간을 뒤돌아보면 큰 성취도 없고 연초에 목표로 했던 바를 다 이루지는 못했어도 그저 무탈하게 지냈음에 감사하며 옷깃을 여며 본다. 아쉬움이 있다면 물론 다… 2017-12-30
[길섶에서] 밤의 향기/황수정 논설위원
단정하게 포장된 깻잎 묶음을 펼치자니 후각이 감감하다. 엄동에 칠팔월 들녘의 들깨향이야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명색이 깻잎 아닌가. 코끝에 갖다 대고 흔들어 봐도 들깨밭 근처에나 갔다 왔나 싶… 2017-12-29
[길섶에서] 시간의 속도/이순녀 논설위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면 늘 쏜살같은 시간의 속도와 덧없음을 절감한다. 연초의 계획과 목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룬 것 없이 또 한 해를 떠나보내야 하는 심사가 착잡하다. 나이 들수록 체… 2017-12-28
[길섶에서] 짜장면값 체면/서동철 논설위원
얼마 전 중소도시 출장길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자 짜장면이 먹고 싶어졌다. 인터넷을 뒤적이다 제법 유명세를 떨치는 중국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줄이 길었다. 기다리는 것도 싫… 2017-12-27
[길섶에서] 떨어진 신발/황성기 논설위원
아침 환승을 하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한 여성이 다급한 얼굴로 소리친다. 갓 떠난 만원 지하철에서 내릴 때 밀고 밀리면서 하이힐이 선로로 빠진 모양이다. 출근 시간대 승강장에 배치된 여성 도우미… 2017-12-26
[길섶에서] 축하보다 위로/임창용 논설위원
‘승진 축하한다.’ ‘장관까지 쭈욱.’ 12월, 인사철이다. 이런저런 친구나 지인들 단톡방에 축하 메시지가 쉼 없이 올라온다. 대기업 고위 임원이 된 친구, 정부 부처 국장에 오른 후배, 30년 월급… 2017-12-25
[길섶에서] 얀테의 법칙/최광숙 논설위원
인간의 평등을 중시하는 북유럽인들의 가치를 잘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얀테의 법칙’이다. 얀테는 작가 악셀 산데모세의 소설에 등장하는 가상의 덴마크 마을 이름이다. 이 마을에서는 당신이 특별… 2017-12-23
[길섶에서] 애동지/박건승 논설위원
집 안사람은 오늘 동지(冬至)가 애동지라는 사실에 상당히 고무된 듯하다. 동짓날이 음력 11월 10일 안에 드는 애동지에는 애써 새알죽을 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잘 아는 까닭이다. 애동지에 새알… 2017-12-22
[길섶에서] ‘명랑 투병’/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부쩍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많아졌다. 친구들 딸아들 결혼 청첩장보다 부모님 부음 소식이 더 잦을 나이다. 여기저기 고장 나지 않은 데 없다 걱정하는 친구들도 는다. 그동안 밀쳐놨던 건강검진에서… 2017-12-21
[길섶에서] 지인의 의미/손성진 논설주간
과거의 작은 개인용 전화번호부 수첩을 대신하는 것은 ‘연락처’라는 스마트폰 앱이다. 연말연시면 새 수첩에 이름을 옮겨 적었듯 가나다순으로 된 이름을 넘겨 본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손쉽게 넣… 2017-12-20
[길섶에서] 고향 손님/서동철 논설위원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귄 형님뻘 되는 이와 가끔 점심을 먹는다. 이 양반이 잘나갈 때는 지갑을 여는 것은 당연히 내 몫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양반이 은퇴하고 몇 년이 지나니 당연히 내가 밥값을 … 2017-12-19
[길섶에서] 아궁이/진경호 논설위원
그때도 추웠다. 바깥만이 아니라 방 안도 추웠다. 창문 틈새로 황소바람이 웅웅대며 파고드는 몇 걸음 웃목엔 물도 얼었다. 왜 책상은 꼭 창문 옆인지, 양말 두 켤레로 감싸고도 발이 시렸다. 그 겨… 2017-12-18
[길섶에서] 김장 초보/황성기 논설위원
잘은 못해도 웬만한 요리는 한다. 하지만, 김치와 갈비찜은 낭패를 안겨 준 ‘절벽’ 같은 음식이다. 김치는 어머니의 기억을 더듬어 재현하려다 몇 번 실패했다. 그 옛날 무슨 레시피란 게 있었으랴… 2017-12-16
[길섶에서] 설향(雪香)/이순녀 논설위원
경북 상주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대학 후배네 농장에 올겨울 첫 수확한 딸기를 택배로 주문했다. 행여 흠집이라도 날까 한알 한알 정갈하게 포장된 딸기는 마트에서 파는 딸기의 두 배는 족히 … 2017-12-15
[길섶에서] 가지 않은 길/황수정 논설위원
집 뒤편에 없던 길이 새로 났다. 아파트를 에워싼 잔디마당의 샛길이다. 멀쩡한 길을 놔두고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발길들이 한동안 마뜩잖았다. 가방을 메고 줄레줄레 뛰는 아이들이야 일분이 급한가… 2017-12-14
[길섶에서] 사랑의 연탄/최광숙 논설위원
이번 주 강추위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춥다 해도 어린 시절의 매서운 겨울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외풍은 심하고 난방시설도 제대로 안 갖춰진 때라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는 지금보다 훨씬 낮… 2017-12-13
[길섶에서] 대봉감/임창용 논설위원
대봉감을 처음 맛보았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십수 년 전 지리산 기슭에 터 잡고 살던 지인을 방문했을 때다. 그는 멀리서 온 손님을 대접한다며 차와 함께 흰 접시에 대봉감을 내왔다. 대봉감… 2017-12-12
[길섶에서] 다이어리/김균미 수석논설위원
2018년도 다이어리와 수첩이 책상 한쪽에 놓여 있다. 새해 다이어리가 생기면 휘리릭 대충 책장을 넘겨 본 뒤 공휴일과 가족 생일 등 기념일을 표시해 두곤 했는데, 스마트폰이 생긴 뒤로는 그나마도… 2017-12-11
[길섶에서] 결단/박건승 논설위원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제때 자르지 못해 훗날 화를 입는 일이 적지 않다. 이른바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基亂)으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싹… 2017-12-09
[길섶에서] 글쓰기/손성진 논설주간
시 쓰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시인들이 있듯이 글쓰기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벌써 기자 생활 30년째인데 말이다. 다른 사람이 잘 쓴 글을 탄복하며 여러 번 읽어 보고 흉내도 내보려 하는데 역부족… 2017-12-08
[길섶에서] 자연인/서동철 논설위원
휴일이면 TV를 켜고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 결국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멈추곤 한다. 온종일 적어도 하나의 채널에서는 언제나 이 프로그램이 나오다시피 하니 희한한 일이다. ‘리모컨 투어’… 2017-12-07
[길섶에서] 개파라치 걱정/황성기 논설위원
개와 개를 키우는 사람에게 요새는 수난 시대다. 9월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그 사건’ 때문이다. 지난주 일요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길 가던 할머니에게 한참을 혼나는 30대 여성을 봤… 2017-12-06
[길섶에서] 자문자답/진경호 논설위원
인터뷰를 했다. 직업탐방 동아리 활동을 하는 고교 1년생 넷이 찾아와 언론은 무엇이고 기자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역할극이 이런 것이던가. 30년 가까이 질문 던지는 걸 주업으로 삼은 터, 어색했다… 2017-12-05
[길섶에서] 신념/이순녀 논설위원
세파에 속절없이 흔들릴 때마다 바위처럼 단단한 신념을 지닌 이들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신념에 따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목적”이라고 한 윈스턴 처칠에 따르면 ‘목적 없는 삶… 2017-12-04
[길섶에서] 들국화의 노래/박건승 논설위원
초겨울이면 장소 불문 즐겨 듣던 전인권과 김광석의 노래를 두 해째 애써 모르는 척하며 지냈다. 그들 노래에 토라지기라도 한 것마냥. 비극의 가족사에 휘말린 고 김광석의 노래는 가슴만 더 후벼 … 20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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