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피니언 > 길섶에서

[길섶에서] 장미와 별/이동구 논설위원
강변을 걸어 본 게 얼마 만인가. 장미꽃 축제가 열린 중랑천 둑길을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걸었다. 몰려든 인파에 떠밀리긴 했지만 장미꽃을 쫓는 발길은 저절로 흥겨웠다. 어둠이 내릴 때쯤 들려온… 2017-05-25
[길섶에서] 모판 뜨기/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시골에서의 아침은 늘 빠르다. 두런두런하시는 소리에 깼다. 아침 5시 30분쯤, 훤했다. 밥을 먹은 뒤 들에 나갈 채비를 했다. 허름한 옷에다 장화, 장갑, 모자를 챙겼다. 농군이 따로 없다. 경운기에… 2017-05-24
[길섶에서] 사는 방식/손성진 논설실장
살다 보면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살아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참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세상 사람들의 외모가 다 다르듯이 처세술에도 조금씩이라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죄의식, 도덕성,… 2017-05-23
[길섶에서] 캠프 그리브스/이경형 주필
훈련과 경계 근무를 마친 미군 병사들이 막사로 줄지어 돌아오고 있었다. 한국전쟁이 정전된 이듬해부터 2004년까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2㎞ 떨어진 곳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 지난주… 2017-05-22
[길섶에서] 저녁 제사/최광숙 논설위원
초등학생이던 조카가 두 살 어린 동생에게 속삭이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외할머니 제삿날은 우리 잔칫날이야.” 조카 눈에는 제사상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 놓은 잔칫상과 다를 바가 없… 2017-05-20
[길섶에서] 찌라시/황성기 논설위원
출근길 지하철 역, 혹은 점심때 횡단보도 앞에서 50~60대 여성들이 나눠 주는 찌라시. 건네는 찌라시를 늦겨울부터 손사래 치지 않고 받아 놨더니 꽤 많은 양이 됐다. 잘 관찰해 보면, 달랑 종이 한… 2017-05-19
[길섶에서] 누런 논두렁/이경형 주필
벌써 모내기를 한 논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눈짐작으로 볼 때, 아직 모내기를 할 만큼 모의 키가 자라지 않았다. 파주는 북쪽인데도 어린 모를 낸 것을 보면, 5월 기후가 초여름 같은 탓도 있으리… 2017-05-18
[길섶에서] 적성과 행복/오일만 논설위원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태어난다. 선천적, 후천적으로 형성된 자신만의 기질이 있다. 대학 전공이나 직업을 고를 때 무엇보다 이런 측면이 우선돼야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 2017-05-17
[길섶에서] 이별 연습/황수정 논설위원
출퇴근길에 작은 마을을 지난다. 구부러져 더딘 길목의 오래된 동네. 도심에서는 볼 수 없어진 정취가 숨은 그림처럼 스며 있다. 이 도로는 신작로였을 길. 아스팔트로 포장됐지만, 차가 지나면 아직… 2017-05-16
[길섶에서] 화투 대화/박홍기 수석논설위원
50을 넘어선 또래들이 만났다. 소주잔을 기울리던 중 한 친구가 자식과의 대화를 화제로 꺼냈다. 아들딸과 “몇 분이나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몇 분씩이나 몇 초면 끝.” “대화는… 2017-05-15
[길섶에서] 봄 2/서동철 논설위원
한국은행 앞 사거리에서 회현사거리에 접어들면 오른쪽에 우리은행 본점이 보인다. 건물 바깥벽에는 큼지막한 글판이 자리 잡고 있다. 며칠 전 점심 때 동료와의 남산 산책길이었다. ‘나는 너를 봄… 2017-05-13
[길섶에서] 아카시아 향기/이동구 논설위원
딱 이맘때였다. 꽃향기가 달콤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던 학창 시절의 그 어느 날. 뒤숭숭한 마음 추스르려 바닷가 도로를 자전거로 내달릴 때 코끝을 자극했던 진한 내음.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가 어… 2017-05-12
[길섶에서] 비오는 날 청계천/최용규 논설위원
가랑비 속 청계천 길을 걷는다. 무섭다는 미세먼지나 황사 좀 뒤집어쓰면 어떠랴. 살갑게 볼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봄바람이 오롯이 다가오는데?. 어디 그뿐이랴. 한들한들 춤을 추는 축 처진 능수버… 2017-05-11
[길섶에서] 고향 걱정/최광숙 논설위원
평소 소소한 일상의 수다가 넘치던 여고 동창 단체 카톡방이 지난 주말부터 수심으로 가득 찼다.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 발생한 산불 걱정 때문이다. 오랜 세월 고향 땅을 묵묵히 지키던 귀한 나무… 2017-05-10
[길섶에서] 봄 야생화/손성진 논설실장
누가 볼까 봐 야생화는 봄 햇살 속에 숨어서 몰래 꽃을 피운다. 푸른 듯 붉고 붉은 듯 푸른 야생화의 색깔은 도무지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차디찬 빙설(氷雪)을 견뎌 내고 한 떨기 꽃을 피운 것만으… 2017-05-09
[길섶에서] 5월 ‘서울숲’/박건승 논설위원
5월 서울 뚝섬 ‘서울숲’의 이른 아침은 또 다른 얼굴이다. 백화만발(百花滿發) 만화방창(萬化方暢)은 가고 신록의 푸른 향기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상큼하다. 싱그럽다. 그지없이 한가롭다. 남아… 2017-05-08
[길섶에서] 남쪽 바다/손성진 논설실장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노산 이은상의 ‘가고파’에 나오는 남쪽 바다. 그 남쪽 바다를 곁에 두고 걸어본 게 몇 년 만이런가. 남쪽이… 2017-05-06
[길섶에서] 기분 좋은 날/이동구 논설위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시민들의 훈훈한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된다. 앞서 걷던 중년 아저씨가 열린 문을 잡은 채 뒷사람이 안전하게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준다. 계단을 오르던 청년이 끙끙대는 아주머니… 2017-05-05
[길섶에서] 취직/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정장 차림이었다. 전과 다르게 훤했다. 의젓했다. 어딘가 모르게 기운 없고 의기소침해 보이던 모습은 간데없다. 웃음도, 말도 많아진 듯했다. 근무 환경이 좋다느니 윗분들도 잘 대해 준다느니 주절… 2017-05-04
[길섶에서] 카네이션/황성기 논설위원
회사를 떠난 후배로부터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과 함께 가벼운 선물을 받은 일이 있다. 배달되어 온 카네이션 꾸러미에 담긴 카드에는 “선배로서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신 저에게는 선생님 같은… 2017-05-03
[길섶에서] 냉면 집 풍경/이동구 기자
서울 도심에 위치한 몇몇 냉면 집은 사시사철 문전성시를 이룬다. 점심 시간 20~30분 전쯤에는 도착해야 대기 시간 없이 냉면 한 그릇을 편하게 맛볼 수 있다. 부드러운 육수에 구수하고 상큼한 면발… 2017-05-02
[길섶에서] 급훈/박건승 논설위원
‘스스로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프라이’. 어느 고3 교실의 급훈(級訓)이란다. 무릎을 탁 치게 한다. 촌철살인이다. 초?중학교 시절 교실 칠판 위에 걸렸던 급훈은 으레 그 자리에 있는, 백지에 검… 2017-05-01
[길섶에서] 비틀스의 추억/오일만 논설위원
몰락한 제국 영국의 자존심은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냉전시대 소련이 두려워했던 록 그룹 비틀스(The Beatles)였다. 소련의 젊은이들은 비틀스의 음악을 몰래 들으며 ‘자유와 평화, 그리고… 2017-04-29
[길섶에서] 심복과 모사/최용규 논설위원
국가대표 선발전이 본선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여자 양궁 올림픽 대표 선발전이나 여자 프로골프(LPGA)가 그렇다. 아직 본선이 진행 중이라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어떤 정… 2017-04-28
[길섶에서] 봄바람/손성진 논설실장
바람이 분다. 그것도 온기 품은 봄바람이다. 봄바람은 가을바람처럼 스산하지 않고 피부 속까지 따스하다. 봄바람은 휙휙, 쏴쏴도 아니고 산들산들, 살랑살랑이다. 산에 들에 뽀얀 물감을 풀어놓는… 2017-04-27
[길섶에서] 인사/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가방을 멘 초등학생이 유치원생처럼 허리를 숙여 배꼽 인사를 했다. “안녕” 그리고 “고마워, 인사해서”, 내릴 땐 “학교 조심해 가.” 아파트 이웃들을 잘 모른다. 일부… 2017-04-26
[길섶에서] 낯선 지인/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친한 친구가 남편이 환갑을 맞아 펴낸 것이라며 책 한 권을 가져왔다. 가정주부긴 해도 미적 감각이 뛰어난 친구라 직접 표지 등을 디자인한 예쁜 책이다. 처음에는 친구에 대한 우정과 성의로… 2017-04-25
[길섶에서] 보수화/황성기 논설위원
요 몇 년간 옷을, 하물며 양말조차 제대로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은 봄철에 접어들면서다. 유행 좇기를 즐기지 않았지만 옷가게에 들러 새 옷도 보고 사곤 했다. 몇 해째 입은 봄옷을 꺼내… 2017-04-24
[길섶에서] 공중전화 팬 서비스/서동철 논설위원
종로3가 피카디리극장 골목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이었다. 공중전화 앞에 줄이 늘어서 있었다. 어르신 서너 분이었으니 ‘늘어서 있다’는 표현은 조금 과장일 것이다. 어쨌든 휴대전화가 퍼진 … 2017-04-22
[길섶에서] 봄날의 청계천/이동구 논설위원
한층 따사로워진 봄기운이 무척이나 반갑다. 청명 한식을 훌쩍 넘기고도 한기를 떨치지 못하던 봄기운이 며칠 새 가로수 잎들을 제법 푸르게 꾸몄다. 하늘을 뒤덮던 미세먼지마저 자취를 감춘 도심…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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